육아일기 2012.01.06 12:16

그래도 예쁘단다.

유치원을 나오는 길에 현관에서 집에 안간다고 울고 있는 형아를 만났다.
형아를 보고선 옆에 서서 조용히...
"울면 안돼, 울면 안돼, 산타할아버지는..."
이러고 있다.
형아가 혹시나 들을까 싶어 얼른 데리고 나왔는데
"형아 왜 울지?" 하면서 계속 노래를 부른다.

차를 가지고 왔다고 엄마차가 밉다고 하더니만
(전철 타는걸 무척 좋아한다.)
그래도 얌전히 차를 탔는데
집에 안가고 할머니 집에 가겠단다.
그래 좋다 가보자.

할머니 집에선 원하는 걸 직접적으로 달라하지 않고
"이게 없네?"하면서 할머니를 빤히 본다.
이 꾀돌이 녀석.

밥을 먹고 있는데 셋째시누이가 아이 보고 싶다고 옆집 막내시누이집으로 온댄다.
신랑도 같이 일찍 온다하니 얼른 가봐야지.
도착해서 고모집 가자하니 고모집 안가고 집에 가겠다며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아빠 데리고 집으로 가자고 해도 안되고 해서
억지로 안고, 고모집에 도착했다.
고모집 도착해서 벨을 눌렀는데 누구라도 문을 열면 난리가 난다.
맨날 같이 놀아주는 좋아하는 사촌형도 필요 없고, 아빠도 필요 없댄다.
문앞에서 아이를 안고 기분 나아지면 문열겠다 했더니
자기를 안고 문을 열랜다.
고집도 가지가지다만..아효..ㅠ.ㅠ
들어갔더니 언제 울었냐는 듯 형아 방에 가선 침대위에서 전화기가지고 신이 났다.
넌 변덕쟁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넌 내 아들.
과자하나라도 엄마 먹으라고 챙겨주는 너.
엄마는 니가 무척무척 예쁘단다.
육아일기 2012.01.05 11:03

아프지마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을 조금 때리고 왔다는 아이.
기분이 나쁘면 몸이 반응하는게 제일 빠른가 보다.
그러면 안된다고 차근차근 설명해주니
그 당시엔 까먹어서 그랬단다.
핑계나 변명도 가지가지..ㅠ.ㅠ

집에 와서 놀이를 하는데 1인 3역을 하면서
자기와 친구, 선생님이 갈등상황에서 어떻게 했는지 보여준다.
친구를 때리면 안되고 선생님께 이야기 해야지!하니
저가 잘 모르고 그랬어요. 선생님이 저 애한테 이야기 해주세요 라고 한다.
그러니 선생님이 그럼 하지마! 하러 가자~ 하며 간단다.
근데 어투가 대부분 다정한 어투가 아니라 화내는 어투다.
내가 알기론 선생님이 그러시진 않는데 자기가 받아 들이기에 그런가 보다.

어찌어찌 놀면서 저녁을 2시간 넘게 공들여 먹였는데
기침을 한번 하더니만
2시간 동안 먹은걸 몽땅 쏟아낸다.
오 마이 갓!!!!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고 서 있는 애한테
위로가 아닌 화를 냈다.
어쩔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가끔은 의도적으로 뱉은 경우도 있어
더 화가 났는지도 모른다.

자기 싫다는 애를 시간이 되었다고 재우려고 하는데
이번엔 기침이다.
밤만 되면 심해지는 이 기침은 아이도 어른도 모두 잠들수 없게 한다.
꼭 자기 싫어 꾀병 부리는 애처럼 끝도 없이 기침을 하는데
저렇게 기침을 많이 하면 목이 더 아픈데...
물도 먹이고, 이런 저런 방법을 써보아도 나아지질 않는다.
기침을 멈추게 하려면 잠드는 수밖에 없는데..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아침엔 입술을 뜯다가 손에 피까지 묻힌다.
아..이 모든 것이 내 잘못이지 않은가.
아이몸을 건조하게 하는 것, 기침을 날 환경에 두는 것..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 걸까.
엄마가 되기 위한 공부는 어찌 이리도 끝이 없는 걸까..ㅠ.ㅠ
육아일기 2012.01.04 15:04

땡깡쟁이

 

 

 


세살쯤되면 자의식이 생겨 고집이 는다고 한다.
우리 아이도 그 전까진 너무나도 착하고 편안한 아가에서
가끔 엄마를 죽도록 힘들게 하는 땡깡쟁이가 되었다.
가끔 고집 피울때 보면 누굴 닮아 이런거 싶을때도 있는데
돌아보면 어김없이 나를 닮은것 같다.

세살에 원리원칙주의자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자기 생각에서 벗어난 것, 자기 틀에서 벗어난것을 잘 참아내지 못한다.
차는 주차장에 대지 않으면 안되고, 문여는 순서도 자기가 정한대로,
음식을 주더라도 자기가 달라는 순서대로 주어야 한다.
씻는 순서도 물론.
바뀌면 어김없이 울음바다.

모처럼 아침에 지각않고 유치원에 잘 갔고
모처럼 내린 눈 덕에 신나게 놀고, 신나게 웃고 왔나 보다.
오는 길엔 눈길에 운전이 무서워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지하철 노약자석에서 자리가 생기면
엄마 앉으라고, 다른 사람들이 앉는걸 못참아 하며 운다.
아주 난감하다.
집에 와서 왜 그랬냐고 했더니
엄마가 서있으면 힘드니까 걱정되어서 그랬단다.
엄마를 찾는 마음, 엄마를 아끼는 마음은 대단한 아들이다..^^;
고맙다. 아들.
<화났을때 짓는 포즈. 얼굴을 보면 더욱 웃긴데 매번 사진으로 잘 잡히지가 않는다.>
<우리 집에도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으면 좋겠어 라는 한마디에 당장 주문하여 설치한 트리. 집에 오자마자 불을 켜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불을 켠다.>

<얼마전 기차타고 가던길에 찍은 사진. 아기티를 벗고 이젠 아동같다.>
육아일기 2012.01.02 15:07

새해다.


아이가 나 이제 몇살이야? 하고 묻는다.
다섯살. 이만하면 다 키웠다 할만한 나이다.
아직 개월수로는 4살도 못되었지만 어쨋거나 나이가 나이이다 보니
이젠 모든걸 제법 혼자 한다.

다섯살이야..하고 가르쳐 주니 여섯살, 일곱살 하며 장난을 친다.
이 장난기는 온전히 아빠한테 물려받은듯 하다.

밤에 자다가 기침을 해서 배즙을 먹였더니
입을 헹군다고 물을 달랜다.
잠결에 귀찮기도 하고 손도 어설퍼 물컵을 짚다가 떨어트렸다.
그러고선 아이에게 이게 뭐냐며 싫은 소리를 좀 했는데
잠결이었음에도 아이가 분명히 내게
누가 실수 했는데? 라며 되묻는다.

그렇지, 내가 손이 어설퍼 실수한것이지 아이의 잘못이 아니다.
근데 늘 다른 사람 탓하는 버릇..언젠가 부터 인지하게 된 이 나쁜 버릇을
아이에게도 들켜버렸다.

엄마의 못난거 많이 보지 말고 이쁜것만 많이 봐주렴.
그리고 이쁜 모습만 본받아 예쁘게 크렴.
육아일기 2011.03.15 11:55

엄마 선생님

아이가 유치원 가길 거부한다.
늘 아침이면 병원에 가야한다는 둥
집에서 놀겠다는 둥 하면서
유치원에 가선 울고 불고 안떨어질려고 한다.

학기 초니까 적응하느라 그러려니 하기도 했지만
정도가 좀 심해져서 걱정했더니만
아주 새벽같이 일찍 가면 또 너무도 쉽게 떨어진다.

오늘도 아빠차를 타고 8시에 유치원에 도착했다.
역시나 곧 인사를 하고 아무일 없는 듯 떨어진다.

어제 저녁에 노래를 불러주는 나에게 "엄마 선생님 해."하면서
선생님이랑 엄마를 바꾸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선생님이 자기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이해못해준다고 느끼는것 같아
못내 맘에 걸린다.

까탈스럽지도 않고 착하고 둥글둥글 무던한 아이여서
특별히 해주는것 없이도 잘 지내기에
부족한 엄마지만 아이 마음만은 편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유치원에 떨어트려 놓은건 아무래도 맘이 좋지는 않다.

그래도 오늘도 즐겁게 잘 지내고 오겠거니..한다.
착한 우리 아들을 위해 엄마는 무얼 준비해두고 있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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