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없음 2008.10.13 15:31

출산


10월 1일.
아이를 낳았다.
낳았다기 보다는 꺼냈다.

근 1년간의 생활이 무엇하나도 실감나지 않았었고
아이 또한 뱃속에서나 나와서나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 아이.
내 뱃속에서 커온 아이.
앞으로 내 책임아래에서 자라날 아이.
그 아이가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 아이란 말인가.

기쁨과 경의로움으로 보내기 보단
나의 수술로 인한 통증과
아이의 저체중으로 인한 입원.
여러가지들로 인해 힘겨운 시간들이다.

길을 걷다가,
밤에 잠들기 전에,
혹은 음악을 듣다가
예전의 기억들이, 느낌들이 떠오른다.
지금의 내가 낯선지, 옛날의 내가 낯선지도 모르겠다.
막연힌 느낌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면서
이제는 영영 예전의 나를 떠나보내야 할때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언니가 그랬다.
아이의 탄생과 함께 인간 누구누구는 없어지고 누구의 엄마만 남는 거라고.
내 인생이 이젠 아이를 위해서 사는 거라고 했다.
나도.. 정말 그렇게 살게 되는 걸까.
그렇게나 자의식 강하던 언니도 그러는데 나라고 별수 있으려나..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난 아직 너무 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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